[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봄바람도 숨이 가쁜 가파른 오르막길구례읍 봉산을 오르는 콘크리트 비탈길 가운데틈새에서 자란 민들레가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오가는 사람들이 밟지 않은 것일까민들레꽃이 밟히지 않은 것일까아니면 오늘 하루 운수가 좋은 것일까험한 비탈길 가운데서 피고 있는 민들레꽃이나가파른 길을 날마다 몇 번씩 오르내리는 나나날마다 하루를 사는 일들이 아슬아슬한 생이다.강물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서울시정일보 박헤범 논설위원] 엄동설한에 핀 시들지 않는 꽃을 보면서"눈 쌓인 강변을 걷다 걸음을 멈추고한 그루 작고 가녀린 대나무를 바라본다.흰 눈 위에서 빛나고 있는 초록빛 잎들이어찌 저리 곱고 아름다운가.간밤 꿈속에서 선계를 거닐며 보았던 아름다운 꽃시들지 않는 꽃 기화(琪花)처럼 참 곱고 아름답다강물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나는 날마다 천변만화를 일으키는내 안의 나를 통해서 무상한 뜬구름을 보고하늘에서 이는 무상한 뜬구름을 통해서내 안의 나를 보며 하루를 산다.뭐 특별히 다른 뜻은 없다.평상의 마음이다.날마다 내가 내 안의 나를 보고내가 나를 벗하며 하루를 산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사람이 날마다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면그가 누구든 바로 지금 깨달아야 할 것은이 무궁한 우주에서 한 사람이 가지는가장 위대한 능력과 최고의 행복은날마다 바로 지금 자신의 힘으로 먹고자신의 힘으로 배설하는 일임을 아는 것이다.이것 뿐 특별한 더 무엇은 없다.나머지는 모두다 착각이고 군더더기일 뿐이다.강물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꽃이다.메마른 가지에 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었다.먼발치에서 바라본 눈에 든 처음엔꽃이 아니었다.바람에 지친한 마리 나비가 앉았나보다 했었다.가만히 다가가 보니홀로 피어있는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었다.아 어쩌면 저리도 곱고 아름다운가.흔들리고 있는 내 마음을 아는지 아름다운 꽃이 따라 흔들린다.그래서 살짝 흔들리고 있는 아름다운 꽃에게 괜찮다고흔들려도 빛나고 아름다운 꽃이라고 말해주었다.바로 지금 흔들리고 있는 그대가 꽃 가운데 꽃이라고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꽃이라고 말해주었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봄비 내리는 오후, 구례읍 오거리 카페 청자다방에서, 집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는 잠시, 커피를 마시며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창문 밖 화분에 핀 장미꽃을 바라보다, 봄비보다 더 축축한 기억에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 뻔하였다.잠깐 아주 잠깐 짧은 순간이었지만, 봄비보다 더 축축한 기억에 눈물이 날 뻔했던 것은,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고스란히 맞고 있는 장미꽃을 보는 순간, 동병상련 같은 그런 아픔을 느꼈던 까닭이다.봄이라 한들, 봄은 가버린 그 봄이 아니고, 천지가 꽃이라 한들, 꽃은 가버린 그
[섬진강 편지] 창가에 앉아 오래된 유행가를 듣고 있으려니,문득 사랑의 실체가 어떤 물질이라고 한다면,사랑을 이루는 그 입자는 아픔이라는 것이다.날마다 체감하고 있는 나의 아픔을 통해서,내가 너를 얼마큼 사랑하고 있는지를,시리고 아픈 통증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아프다. 앓고 있는 봄날이 아프다.혼자서 듣고 있는 유행가 노래가 아프다.그리고 지금 내가 몹시도 아프다.무상한 강에서2022년 4월 7일 박혜범 씀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입춘의 봄바람이 부는 오후, 가슴에 묻어둔 절절한 사연은 없었지만, 언제고 한 번은 찾아가 인사를 해야 할 기억 속에 있는 그녀를 찾아서, 이리저리 가라는 내비게이션을 따라, 몇 번인가 길을 헛갈리며 갔었다.가서 보니, 그럴 것이라고 대충은 짐작을 했었지만, 막상 마스크를 벗은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내 생각이고 내 마음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힘들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아팠다. 참 많이 아팠다.별고 없느냐고, 어디 아픈 것은 아니냐고, 한마디 인사를 가장하여 묻는 내 말에, 괜찮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글쎄 듣고 보니이 나이 먹도록 내가 아는 건 없다.다만 하나사랑의 끝은 이별이고이별의 끝은 그리움이라는 것뿐그것 뿐그래서 진심으로 사랑한 이는 이별이 아프고때때로 치미는 그리움에 몸살이 나는 것이다.그게 다 그런 것이다.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에 대하여이 나이 먹도록 내가 아는 건 이것뿐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세상 모든 사람은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이가장 모르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물은 건너보면 알고사람은 겪어보면 안다 하였다.그러나 날마다 살면서도 모르고평생을 살면서도 모르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너는 너를 모르고 나는 나를 모르고사람은 자신을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너 자신을 알라고 누구나 말들은 쉽게 하지만정작 지금껏 자기를 안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마지막 가는 년새로이 오는 년이년이 가니저년이 온다.마지막 가는 년은 어디로 가고새로이 오는 년은 어디서 오는가해마다 이맘때면드는 생각 하나이년 저년지들끼리 가고 오는 년들쓸데없는 년들이번거롭기만 하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처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그대가 내게로 왔던 길을 바라본다.그대와 나 사이길은 하나 외길인데지금 국화꽃 향기로운 이 가을날내가 그대에게로 가는 길이 없다는 것이것이 나의 슬픔이고나의 고통이다.해 저문 길을 휘저으며 오는찬바람이 내 낡은 옷깃을 흔들어댄다.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길가 풀숲에서 아무렇게나 핀 흔한 꽃도사랑하는 이의 아름다운 모습이 투영되면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꽃이 된다.내 마음속에 있는 이가 아름다운 꽃이 되고꽃이 사랑하는 이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인다.바로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꽃이 그렇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오늘 오후 하늘이 촌부에게 보내준 선물을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추석 선물로 드린다.바라건대 길고 긴 추석 연휴 모쪼록 즐겁고 행복하소서.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창가에 앉아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빈 하늘에는쓸데없는 비구름만 가득하고내 마음에는속절없는 그리움만 가득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한 점 흰 구름이 넘어오는 곳저 먼 하늘 산 너머에는가서 부서지도록 꼭 안아주고 싶은 그리움이 있다.이제 그만 더는 혼자서 아프지 말라며내 눈물로 아픈 상처를 씻어내고마음을 도려내 싸매주며 꼭 안아주고 싶은 그리움이 있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봄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지금바로 지금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듣는 노래켜놓은 음악 사이트에서 흘러나오는이선희가 부르는 노래 “안부”가가만히 듣고 있는 내 마음을 흔든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봄이 한참인 지리산 천은사에 갔다가붉은 동백꽃을 보고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울어버릴 뻔하였다.숲속에 핀 동백꽃이 왜 그리도 붉은지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늙은이 봄날이 서러운 건 아니었다.붉은 동백꽃을 보는 순간그냥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이 그랬었다.붉은 동백꽃들이 흐드러진 나무 아래서어쩔 줄을 모르고 한참을 서성이다너를 잊지는 못할 거라고 그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왔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봄비 내리는 오후 창가에 서서뜰에 핀 아름다운 분홍 동백꽃을 바라보다아름다운 이가 생각나 카톡으로 보냈더니꽃이 촉촉이 젖으니 더욱 아름답다 한다.그래서 그랬다비에 젖어 아름다운 건 꽃이지 사람이 아니니행여 지금 일부러 나가서내리는 비에 젖지는 말라고 당부의 글을 보냈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예년에 비해 조금은 늦었지만오늘 아침 뜰에 처음 핀맑은 향기 가득한 국화꽃을마음 깊이 사랑하는 임에게 보냅니다.황홀한 아침의 여명 속에서간밤 꿈속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임을 다시 보고향기로운 국화향기 속에서기억 속에 있는 임의 향기를 맡습니다.